“대처능력 최고…토끼같이 신묘년 지혜롭게”

땅을 파서 새끼 보호하고 털 뽑아 폭신하게 해줘 영특해 집에서 기를땐 자연과 비슷하게ㆍ목욕은 한달에 한번정도   기억 저편에 자리하고 있는 옛날이야기 속에는 토끼가 제법 많이 등장한다. 거북이와 달리기 경주에서 자만한 탓에 ‘루저’가 되는 토끼, 용왕님 앞에서도 당당하게 임기응변을 늘어놓는 ‘꾀돌이’ 토끼,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는 ‘부지런한’ 토끼 등등. 이처럼 어린 시절부터 만나 온 토끼는 친숙한 느낌이지만, 그 이면에는 신비로움도 자리하고 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관리소의 허호정 사육사에 따르면 현실 속 토끼는 ‘지혜로움’ 그 자체다.  “토끼는 대처 능력이 대단해요. ‘굴토성’이 있는 토끼는 스스로 땅을 파서 몸을 보호한 상태에서 새끼를 낳죠. 자신의 털을 뽑아 새끼의 침대를 마련해 갓 태어난 아가들을 폭신폭신하게 해줘요. 참 영특하죠.” 쫑긋 선 귀는 십리 밖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산토끼의 경우 야생에서도 맹수들의 시선을 피해 생존한다. 실제 어린이대공원 토끼 우리 주변에도 야생 고양이들이 자주 출몰하는데, 토끼들은 단번에 익숙지 않은 냄새를 알아채고 땅굴을 파기 시작한단다. 그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때면 갓 낳은 새끼들을 버리거나 죽이는 ‘과감한’ 면모도 있다”고 귀띔했다.  보통 5∼9년 정도 사는 토끼는 순하고 번식력이 강할 뿐 아니라 사육하는 데 큰 비용이나 노력이 들지 않아 예로부터 애완용 혹은 식용으로 기르는 가구가 많았다. 또 조용하면서도 귀여운 외모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 흐름은 최근까지 이어져 렉스, 드워프, 라이언헤드, 앙고라 등 집에서 키우는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허 사육사는 “집에서 토끼를 기를 때도 최대한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푹신한 쿠션보다는 모래를 깔아주고 먹이도 당근, 배추잎 등 채소를 먹이는 것이 좋다. 단,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설사병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토끼는 오줌이 진하기 때문에 집에서 기를 때 냄새가 많이 나며 털이 많이 날리는 편이라 청결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목욕은 자주 시키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털이 더러워졌을 때만 한달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다. 2011년 신묘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귀한 몸’이 된 토끼. 올 한해를 시작하며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이 있을까. “달나라 어딘가에 있을 토끼와 용궁을 드나드는 토끼는 어릴 적 우리 모두에게 ‘꿈과 환상의 실체’였잖아요. 비록 성인이 되었지만 그 꿈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또 토끼의 ‘잔꾀’보다는 지혜로움을 본받아 모두들 어려운 이 시대를 힘차게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글 이윤경 기자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깡총깡총 뛰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