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이 왔습니다. 아침에 집은 집대로, 상점은 상점대로

비를 들고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설(雪)은 비(雨)가 얼어서 내린 것을 빗자루로 쓴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희다'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서울에 눈이 내린 것을  金晉燮은 '白雪賦'(60년 대 고교 국어에 수록)를 지어서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시 찾아서 읽어봄직 합니다. 눈이 온 날은 뭔가 가득한 느낌입니다.

눈이 내린 날 한 어린 아이가 비를 들고 나가 자기 마당을 다 쓸고 이웃집 경계를 넘어서까지 쓸고 와서는 엄마에게 자랑합니다. 그러자 엄마는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이를 지켜본 아들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엄마, 내가 뭘 잘못했어요?"

"아니다, 며칠 있다 보자꾸나."

한 겨울이라 며칠이 지나 다시 눈이 왔습니다. 오늘도 아이는 눈을 쓸려고 비를 들고 나가보니

이미 누군가가 다 쓸어 놓은 것입니다.

"엄마, 누가 눈을 치웠어요?"

"이웃집, 할아버지가 다 쓰셨단다."

엄마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네가 이웃집 눈을 치운 것은 잘 한 것이지만, 그것이 몸이 불편하신 할아버지를 고생시킨

결과가 되었구나."

"그래서 옛부터 눈을 치울 때는 이웃의 경계까지만 치우는 거란다."

'아무리 좋은 일도 그것이 남에게 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는 눈을 통해서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