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중앙동(옛 봉천10동) 구립 중앙사회복지관 입구에 설치된 파란색 ‘소망友체통’은 지난달 9일부터 주민들의 꿈이 담긴 소망엽서를 받고 있다. 파랑새처럼 희망·행복을 물어다 준다는 뜻에서 ‘파랑통’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지난 한 달여간 총 81건의 소망이 접수됐다. “최신 스마트폰을 사주세요”와 같은 물품구매 요청부터 “아빠가 술을 적게 드시게 해주세요” 등의 단순 기원 등 사연은 갖가지다. 이들의 사연은 모두 ‘소망 솔루션 위원회’로 넘어가 심의를 거친다.

지난 달 모두 5건의 소망사연을 채택했다. 30대 부부는 각각 1건씩 적어냈는데 둘 다 채택됐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매번 사촌언니·형에게 옷을 물려입기만 한 자식들에게 따뜻한 코트 하나 입혔으면 합니다”(남편 최모씨·34) “남편의 실직으로 좁은 집으로 이사와서 애들 목욕을 시키기 어려워요. 욕실도 좁아서 이동 가능한 욕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부인 박모씨·39).

‘파랑통의 힘’으로 소망을 이룬 사람들은 다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소망위원회와 약속했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김한별 중앙사회복지관 기획팀장은 “막연하게만 여겨지던 개개인의 소망이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실현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