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주문하는 게 어렵다고? 영화 속에 그 해답이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와인을 즐기는 방법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와인은 시크한 뉴요커들에겐 감각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고, 카사블랑카 작업남의 다기능 필수 작업도구도 되며, 때로는 최후의 만찬을 위한 마지막 사치품이 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 '베로나' 를  배경으로 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에는 멋진 와이너리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와인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멋진 와이너리인 카파르조 와이너리(Caparzo Winery)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러브 스토리는 와인 덕분에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맘마미아’에서 사랑스런 딸 역할을 소화했던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사랑스럽게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나 샴페인의 기포가 하늘의 별빛과 오버랩 되는 장면에서는 와인 한 잔이 절로 그리워질 정도.

이때 두 연인이 함께 마시는 스파클링와인은 ‘코세티 피놋 스푸만테(Cossetti Pinot Spumante)’이다. 버블이 보글거리는 코세티 피놋 스푸만테는 입안을 간질이는 기포가 사랑스러운 와인으로 대과일향과 신선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예쁜 와인. 가격도 3만원대로 저렴해서 시작하는 연인에게 적합하다.

또한,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그녀의 할머니가 자주 마시는 와인은 카파르조 레드. 완벽한 밸런스에 화이트 초콜릿 맛을 가진 카파르조 와인을 두고 누군가는 ‘새하얀 옷을 입은 예쁘고 순수한 소녀를 만나는 느낌’이라 표현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와 정확히 일치하는 카파르조 와인은 5만원대 프리미엄 와인으로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그 맛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북대서양을 항해중인 호화 유람선 포세이돈의 침몰을 그린 재난영화에 웬 와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와인 ‘로마네 콩티’는 자살을 염두에 둔 노신사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누리는 지상 최대의 사치를 상징한다. 노신사의 처절한 심정과 ‘세계에서 제일 비싼 와인’이라 불리는 실제 존재하는 와인 ‘로마네 콩티’의 이미지가 오버랩되면서 영화계의 명장면 중 하나로 떠올랐다. 로마네 콩티는 최근 빈티지도 한 병에 300만원은 족히 넘으며 좋은 빈티지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

독신인 서른두 살의 브리짓 존스가 솔로 탈출을 꿈꾸며 빼곡히 메워가는 일기장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영화로 수많은 30대 솔로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 낸 영화다. 이 영화에서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장면은 외로움에 사무친 브리짓이 와인을 병째 끌어안고 마시는 신. 이때, 브리짓과 함께 뒹굴며 외로움을 달래준 와인이 바로 캘리포니아산 ‘켄달 잭슨(Kendal Jackson) 샤도네이’다. 이 와인은 열대과일의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화이트 와인으로 영화 속 주인공의 우울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혼자 마셔도 부담 없을 만큼 상큼함을 느낄 수 있는 와인.

이탈리아 식당 주방장인 주인공의 남자친구가 자주 마시곤 했던 와인이 바로 이탈리아 와인 ‘리제르바 듀칼레(Riserva Ducale)’. 이 영화에 등장하며 최근 뉴요커들의 입맛을 반영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은 전 세계적 젊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와인 아이템이다. 특히 이탈리아 와인은 지역에 따라 고유의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어 이탈리아 내에서도 수백 가지의 다른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