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 한창인 지난 4월17일(토) 오후 종로에 위치한 모교(경기상고) 대운동장 동창체육대회에 다녀왔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체육대회에 늦지 않으려고 집을 일찍 나셨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는 5월22일(토) 내가 교육하고 있는 홍릉초등학교 아이들 여덟 명 한자급수시험장소가 생각나서 시험장소로 예정된 안국동 대동세무고등학교 현장답사를 다녀오느라 약 한시간정도 지체를 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우리 동문들은 축구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나는 37번째로 등록을 마치고 본부석에 앉아서 경기를 관전했다. 뒤이어 계속된 족구경기와 제기차기에서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좋은 기량을 보여 주어서 비록 이순(耳順)을 넘긴 동문들이지만 앞으로도 30년 이상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문회는 연례행사로 매년 5월에 체육대회를 개최하였으나 날씨가 덥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올해부터는 한 달 앞당겨 졌다고 한다. 나도 오랜만에 참석하였으나 예전에는 달리기와 줄다리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규모가 다소 축소된 듯한 느낌이었다.

학교에 들어오면서 정문 앞에 게양되어있는 현수막 안내문을 보니 모교는 2009년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평가 우수학교 수상을 하였고, 취업반은 100% 취직이 결정되었으며, 진학반도 연. 고대와 이화여대 등 국내 명문대학을 비롯하여 미국, 카나다 국외대학 등 총 39개교에 합격한 64명의 명단이 게시되어 있어서 실업계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인문계 못지않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아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생각됐다.

시간을 내어 교내 이곳저곳도 둘러보았다. 모교는 동숭동에서 1926년 조선조의 대유학자이신 청송(聽松) 성수침(成守琛)선생께서 은거하신 현 청운동 청송당(聽松堂) 옛터로 옮겨졌으며 북악산 기슭에 자리 잡아 사시사철 녹음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총동문회에서 발행한 2010년 도상인(道商人) 명부에 의하면 모교는 2010년 2월 현재 졸업생 30,875명을 배출하였으며 이중 우리 40회 동문은 총 384명의 졸업생 중 이미 고인이 되신 28명을 포함하여 외국이민 등 연락이 되지 않는 143명을 제외하고 241명이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행사 때마다 회장단이 애쓰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모인다 해도 100여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체육대회를 마치고 오후 5시경 인근 청운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동문들 상호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그동안 지나온 정담을 나누었다. 저녁 6시경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이번 체육대회를 위하여 수고하신 서성갑회장님 이하 회장단 여러분께 감사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