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울산에 강의가 있어 갔다가, 버스로 올라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20분 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시간대가 3시니 먹고 마실 생각이 전혀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종류를 불문하고 무조건 4,000원에 파는 책의 진열장을 보았다. 이틀간 12시간의 강의를 마치고 지칠만 도 한데 또 책에 욕심이 생긴 것이다. 두가지 요인 작용한 것이다. 하나는 경제 마인드로 반 값이 안 된다는 것이고, 또 한 요인은 그 내 용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나는 혼자 의기 양양하게 두권을 사들고 버 스에 올라 그 책 속에 빠져 든 것이었다. 버스 속에는 20-30명의 승객 중에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나 그들은 대 개 리시버를 귀에 꼽고 눈을 감고 있으니, 자는지 듣는지 알 수가 없 다. 이렇게 4,000원 짜리 진주같은 책들이 널려 있는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가 막힌 문장들이 빼곡한 보물들을 그냥 지나치고 있는 것 아닌가하고 혼자 중얼거려 본다. 속담에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 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늙은 개 가 짖을 때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풋개들과는 경륜의 차이가 있 다는 것이다. 하기야 늙은 개(본인이 개띠임)가 책을 봐서 뭘 또 어쩌자는 것인가? 예의 그 책의 글 중에 인간사의 거래에 있어 4,000원 짜리 물질 가치 와 그 것의 내용의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것은 엄청난 장사 아 닌가? 思考는 물질이라고 한다. 물질이기에 볼 수가 있다. 사고를 볼 수 있 는 것이 독서가 아니겠는가? 또한 글 쓰는 것은 조용히 생각하는 것이 고, 말하는 것은 시끄럽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말한다. 이 모두가 우리의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는 우리의 두뇌를 번뜩 이게 한다고 뇌과학은 말한다. 이 두뇌의 번뜩임은 도파민을 분비시킨 다고 한다. 뇌가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뇌 는 불확실성을 즐긴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창의력은 오히려 증가한다고 한다. 창의성은 지식과 경험 의 축적의 바탕에서 나온다고 한다. 문제는 의욕의 상실이라는 것이 다. 체험 X 의욕이다. 뇌 속에 공백을 만들어 주어야 한는데 의욕의 상실은 그 공백의 방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사실 책은 진화의 역사서라고 볼 수 있다. 미래는 역사에서 비롯된다 고 한다.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학자가 교만해서는 안 될 것은 그의 논문이 자기가 창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인간의 산 역사는 누가 뭐래도 노년들이다. 역사는 사라지 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속에서 생동감을 가지고 역동적으로 작용 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 노년들이 우리는 늙지 않았다고 '영 올드(Young Old)'라고 부르 직고 있으나, 이는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어째서 시간의 가역 성을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현실에 근거한 본질적인 문제의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장구한 역사속에서 10년, 아니 20년을 늙지 않았다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크게 생각하고 크게 행 동하자. 우리는 늙었고, 또 늙어가고 있다. 이게 산 역사라고, 미래 는 여기서 부터라고.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데까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하 나 '나는 행동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가야한다. 이판 사판이 다 필요 하다. 생동감 있는 노년이야 말로 산 歷史다. 그리고 力士다. 다시 말 하지만 의욕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