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제1화 :지하철이 당신 안방이냐 ? 지난 여름 장마철이야기 3호선 양재역에서 승차하여 경복궁역으로 가는 중이다. 50대 중반 남자가 등산화를 벗고 물에 젖은 양말로 의자에 올라 배낭 를 베고 경로석의자에 큰대자로 벌렁 누운채 껌만 질근거렸다. 아마 남한 산성 등산후 귀가길인것 같 았다. 산도적같은 인상이 무서워 감히 "일어나라고 "말도 못한채, 노인 2~3 명이 손잡이에 몸을 의지하고 그괴짜(?)가 자진하여 똑바로 앉길 기다 렸다. 나는 무조건 고함을 질렸다."여봐, 당장 일어나지 못해 ! 여기가 당 신 안방이야 ? 공중도덕을 지켜야지" "내자리에 내가 누었는데 무슨 간섭이야 ? " 괜히 따졌봤자 봉변만 당 할것같았다. 그렇다고 물러서면 승객들에게 망신만 당할것 같아 물러 날수도 없었다. 잠잠한후에 그괴짜의 신발을 들고 살며시 교대역에서 내렸다.유리창 에 그신발을 보여주며 크게 외쳤다. "당신 신발 교대역에 놓고 간다." 이미 지하철은 떠나는데 그사람은 창가에 와서 발버둥친다. 교대역에서 역무원에게 그사연을 보고하고 잘못을 사죄했더니 대답은 의외로 "잘했습니다. 공중도덕을 모르는 놈은 한번 혼좀나야합니다." 2.제2화 :딸같은 여자손을 잡다니 ? 몇년전 으로 기억한다. 월요일 아침 신당동의 무역회사에 출근길이였다.출근시간이라 승객이 삼나무처럼 빽빽한데 아침부터 이틈을 비집고 구걸하는 60대 초반 거지가 있었다. 의자에 앉은 자에게만 손을 내밀었다. 내앞에 와서 1,000원 한장 주었 다. 고맙다는 말한마디 없이 앞으로 전진했다. 그거지는 내옆의 30대 초반의 젊은 여인의손을 잡으며 구걸했다. 그치근덕거린 부도덕성에 주변사람들을 짜증나게 했다. 은근히 화가 치밀렸다." 여보 당신 출근길에 왜 딸같은 여자손을 잡는거여 ?' '무슨 말이여 난 손을 안잡았시유" 완전히 오리발이다. "뭐라고 ? 옆사람도 봤는데 손 안잡았다고 ? 당신 이리나와." 난 신당역에서 그자의 날개를 뒤로 꺾은채 지하철 밖으로 밀고 함께 나갔다. "당신 역무실에 가서 혼좀 봐야겠어 ." 계단으로 끌고 갔다. 그자는 안가려고 계단 난간을 붙잡고 버티었다. 올라가는 승객에게 "역무실에 가서 신고좀 해주시요"하고 외쳤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무감각한 시민의식에 실망했다.다음 열차가 떠나 자 마자 "당신 꿈짝말고 기다려" 소리지르고 재빨리 역무실에 가서 신고한후 원위치에 돌아왔다. "아뿔사~이게 왠일인가 ! 그자는 철로를 가르질려 건너편 홈에 올라가 비웃으며,사라졌다. 밉지만 사고 안난것만도 다행이었다. 3.제3화 문신강패 7~8년전 여름이었다. 교대역에서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출입구에 40대 젊은이가 팔에 문신이 새겨진채 바닥에 발을 뻗고 앉았 다. 출입구를 막고 앉아있어 승객은 당연히 그뻗은 다리위를 넘어가야했 다. 남자가 넘어가면 아무 말이없다.하지만 여자만 넘어가면 온갖 욕설을 퍼붓었다. 모두 눈살을 찌뿌리고만 있을뿐 보복이 두려워 어느 누구도 말한디 못 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눈치만 보고 있다. 나는 목적지를 포기하고 옥수역에서 내려 역무실로 갔다. "방금 5분전에 불광역으로 출발한 지하철 앞에서 세번째 칸 두번째 출 구에 강패가 있으니 무전을 처서 당장 끌어내시요," 역무원이 대답하길"예 알았습니다.제가 조치하겠으니 안녕히 가십시 요." 나는 물러서지 않고 조치사항을 지켜봤다.녹번역에서 붙잡아 밖으로 끄러냈다는 결과 보고를 받고 그역무실을 떠났다. 그자가 흉기를 소지했을지도 몰라 신고로 해결한 것이다. 4.제4화 어린애 신발 어느 12월 추운 겨울이다. 30대 젊은 여인이 종로3가역 홈에서 등뒤의 어린애 신발이 철길에 떨 어졌다. 아기 엄마는 발을 동동구르며 안절부절했다. 나는 역무실에 신고할 겨늘도 없이 좌우를 살핀후 군대시절의 훈련실 력으로 철길로 뛰어 내려 재빠리 신발을 주어 그애기 엄마에게 주었 다.난 위험을 무릅쓰고 아기의 신발을 찾아줬건만 그신발을 받자마자 한마디 말없이 유유히 계단을 올라갔다. 어쩌면 젊은 여인이 그렇게 무심할가 ? 2003년 김행균씨(현재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장)가 영등포역구내에서 어 린애를 구하려다 열차에 치어 다리를 절단당했는데도 희생될뻔한 어린 이의 부모는 영영 안나타났다는 매정스런 인심이 생각났다. 5.제5화 지체장애자를 안고싶었는데... 얼굴이 곱상한 젊은 여인이 지체장애로 휠체어로 철로홈에서 지상으 로 올라가려고 방법을 찾고있었다. 중년노인이 젊은 대학생에게 휠체어를 옮겨달라하고, 그 여인을 안고 계단을 올라가고 싶은 심산으로 그여인앞에서 머뭇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대학생이 달려와서 그여인을 안고 계단을 올라가며,"아 저씨 그휠체어좀 갖고오세요." 그 중년 노인은" 내가 안고가려했는데 저놈이 안고 가네." 고재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