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감 炅暾 정재삼 태양 따라 돌던 해바라기 둥근 꽃 판도 멈추고 여름내 울고 또 울던 늙은 매미소리 애잔하게 들린다 뾰족한 황국의 꽃 이파리 따가운 햇살을 쪼고 노랗게 하루가 다르게 물들고있다 산등성이 타고 내려온 선들바람 스칠 때마다 텃밭의 고추는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빨간 고추잠자리 부르느라 야단이다 질펀한 들녘 벼이삭은 초록 옷 벗어던지고 낱알 하나하나 단단해질 때마다 농부들의 마음은 풍요로워진다 불볕더위 활키고 간 자리 바람은 높게, 높게 차고 올라 파란 하늘가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