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밭을 가꾼지 5년이 되었다. 이번에 심은 옥수수는 모 연구소에서 얻 은 종자로 조생종(早生種)이었던 모양이다. 다른 밭보다 빨리 달렸 다. 새들과 곤충들에게 표적이 되었던 것이다. 이 빠르다는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새, 특히 까치는 산 속에 곤충이 부족해서 밭에 심은 콩이나 아직도 덜 익은 옥수수를 쪼아 먹는다. 그래서 밭을 가꾸는 사람은 콩을 파종 을 하지 않고 모종을 하는 것이다. 곤충들은 지구 온난화 등에 따른 변화인지 옥수수 꽃대를 자르거나, 한참 성숙하는 옥수수 열매의 밑둥을 파먹는다. 이웃 밭의 아주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같이 먹고 살아야죠!" 하시곤 웃으신다. 우리 조상님들의 씨 뿌리는 방법은,씨앗을 밭에 심을 때 세 알을 심었 다고 한다. 한 알은 하늘이 먹고 또 한 알은 땅이 먹고 나머지 한 알은 인간이 먹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天地人의 조화인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조상님들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