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代 농촌 노총각- 20代 다문화 처녀 결혼’ 공식 옛말
결혼·출산 포기 여성 느는데다
경제력없인 연애 어려운 현실탓
국제결혼 통해 출구찾기 나서‘40대 농촌 총각과 20대 동남아 여성의 만남’이라는 국제결혼의 기존 공식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 세대’ 증가 현상과 맞물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동남아권 여성을 결혼 상대로 맞이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과 집안 등 온갖 조건을 따지는 국내 결혼문화가 싫은 데다 불황 장기화, 동남아 지역에서의 한류 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34) 씨는 올 추석 연휴 동안 5박 6일 일정으로 필리핀에 다녀왔다. 지난해 초 SNS를 통해 알게 된 필리핀 여성 A(26) 씨 가족과의 상견례를 위해서였다. 이 씨는 A 씨와 1년 넘게 교제 중이다. 이미 부모님께도 A 씨와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 씨는 “직업·집안·수입 등을 따지는 한국 문화에서는 30대 중반 나이에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추지 못하면 결혼은커녕 연애도 쉽지 않다”며 “결혼조건과 비용 등에서 국제결혼의 장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나이 많은 농촌 남성이 어린 외국인 신부와 결혼하는 사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국인 남성이 외국인 신부보다 10세 이상 연상인 부부의 비중은 2012년 57.9%에서 2014년 50.4%로 2년 새 7.5%포인트나 감소했다. 반면 동남아 여성과 결혼하는 30대 남성은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결혼정보업계의 설명이다. 이동락 다문화웨딩클럽 대표는 “30대를 중심으로 동남아 여성을 신부로 맞이하는 경우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 결혼을 주선한 커플 20쌍 중 남성이 30대인 사례가 13∼14쌍으로 65∼70%에 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난과 고용불안 등으로 결혼 시 여성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담감이 젊은 층의 국제결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에 따르면 2013년 269건이었던 다문화가정의 폭력상담은 2015년 1537건으로 폭증했다.
장병철·박효목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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