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의 사랑 의미
작성자 박순웅 작성일 2016-07-19 오전 8:06:13
은 행 나 무 


 




동서고금(東西古今) 할 것 없이 남녀의 사랑을 관습적으로 보장하는 연인의 날이 있었던 것 같다. 고대 로마에는 2 월 보름께 `루페르카리아'라는 축제 날이 있었는데, 젊은 아가씨의 이름을 적은 종이 쪽지를 상자에 넣고동수(同數)의 젊은 총각으로 하여금 뽑게 하여 짝지어 주는 신나는 사랑의 날이었다. 영(英)-불(佛)-미국(美國)에서 지금도 성행하고 있는 2 월 14 일의 `발렌타인 데이'도 연인의 날이다. 이날 주고 받는 사랑의 카드 수는 크리스마스 카드 수에 못지 않다고 한다. 히말라야 고산족(高山族)들에게도 연인의 날이 있는 것을 보았다. 해동하는 달인 2 월 보름날 활쏘기 경사(競射)가 벌어지고 마을의 젊은 아가씨들은 그 현장에서 맘에 든 사수(射手)를 지명, 달밤에 짝지어 춤추며 신나는 밤을 새웠던 것이다. 우리 나라에도 은밀히나마 연인의 날이 있었다. 벌레들이 겨울 잠에서 놀라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날이 연인의 날이었다. 경칩이 2 월의 절기(節氣)이고 보면 동서고금의 사랑의 날이 봄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이 무렵으로 우연의 일치를 하고 있음도 흥미로운 일이다. 물론 외국 사람들처럼 동물적으로 상스럽게 짝을 짓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고상하고 추상적으로 사랑을 하였다. 은행나무에는 수 나무와 암 나무가 있는데 서로 맞바라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오가 결실(結實)을 한다는 순결한 사랑을 유감(類感) - 이날 정을 돋구고 싶은 부부나 멀어진 정을 결속시키고 싶은 부부 그리고 사랑하고 싶은 처녀 총각들은 은밀히 숨어서 은행을 나눠먹었던 것이다. 우리 옛 문헌 `사시찬요'에 보면 은행 껍데기에 세모난 것이 수 은행이요, 두모난 것이 암 은행이라 했는데, 대보름날 은행을 구해 두었다가 경칩 날 지아비가 세모 은행을, 지어미가 두모 은행을 맞바라보고서 생긋 웃으며 먹는 품은 낭만적이 아닐 수 없었겠다. 처녀 총각들은 이날 날이 어두워지면 그저 동구 밖에 있는 수 나무 암 나무를 도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하고 또 정을 다지기도 했다. 은행나무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에만 자라는 동방(東方)의 나무다. 두 갈래진 은행 나뭇잎을 처음 본 독일의 문호(文豪) 괴테는 `잎은 하나이면서 둘인가 / 둘이면서 하나인가 / 아! 사랑은 저러해야 하는 것을...'하고 읊었음도 사랑나무로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처럼 사랑을 동물성에서 식물성으로, 구상(具象)에서 추상(抽象)을 승화시켰던 우리 선조들 정말 멋있었다.




 

이전글 제 2 신 : 최대 수출국 중국과의 경제협력 문제는 ?
다음글 1 신 - 샤드(Thaad)배치 -어디까지 왔나 ?
수정하기 삭제하기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