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회장 불구속 기소…'농협 불법선거' 수사 마무리(종합)
작성자 황영태 작성일 2016-07-11 오후 4:22:22
검찰이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63)을 11일 재판에 넘기며 지난 1월부터 진행한 '농협 불법 선거운동' 사건 수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6개월간 수사를 벌인 끝에 김 회장 등 10명을 불구속기소하고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66)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이 사건에 연루된 1명을 약식기소, 2명을 기소중지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월12일 농협중앙회장 결선투표 당시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며 관련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지난달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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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 회장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최 조합장 등과 사전에 연대하기로 합의하고 대의원 107명에게 대포폰을 이용해 "김병원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세 차례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은 최 조합장과 함께 투표장 안을 돌면서 직접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1차 투표에서 91표로 2위에 머물렀던 김 회장은 결선투표에서 163표를 얻으며 최종 당선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 조합장 지지층 대부분(74표)이 김 회장에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측근을 동원해 한 일간지에 자신의 기고문이 게재되도록 한 뒤 해당 면이 맨 위로 오도록 신문을 접어 대의원들에게 우편발송하는 방법으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있다.

김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지난해 6월부터 전국 대의원 100여명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외국인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사정을 감안해 김 회장을 구속수사하진 않았다. 이 사건 공소시효는 오는 12일까지다.

검찰은 김 회장과 최 조합장이 연대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 쪽에서 금품이나 특정 보직을 약속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지만 관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전현직 농협 관계자들이 총동원된 조직적·계획적 불법 선거운동이 확인됐다"며 "증거인멸과 잠적 등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도 있었다"고 말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 대해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그는 농협중앙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위탁선거법상 당선 무효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편 농협은 1988년 민선제로 회장 선거를 실시한 이후 김 회장 전임인 최원병 전 회장(70)을 제외하고 모든 회장 출신이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농협 비리 의혹에 연루됐지만 검찰의 칼끝을 피해갔다.

1대 한호선 전 회장과 2대 원철희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3대 정대근 회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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