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도 배신자 ??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제 때 조선인을 배신했다. 천황을 위해 혈서를 쓰고 만주군으로, 일본 육사로 진출했다. 그러나 해방되자 천황을 배신하고 남로당으로 전향했다.
공산주의 활동을 열심히 했던 그는 1948년 여순사건 때 당국에 체포되고 사형의 위기에서 동료를 밀고하는 대가로 살아났다. 전통적 의미의 배신이었다.
그는 다시 공산주의를 버리고 반공주의로 돌아섰다. 그게 끝이 아니다. 4·19혁명으로 수립된 장면 정권을 상대로 쿠데타를 했다. 그는 또 민정이양 한다는 약속을 어겼고, 3선 불출마 공약을 깨고 헌법을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정권에 참여한 저명한 정치인 명망가들이 반박정희로 돌아섰고, 반유신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누가 배신자인가. 박정희인가, 반박정희 세력인가.
이대근 논설위원은 “박정희의 인생은 한마디로 배신에 배신을 거듭한, ‘배신으로 점철된 인생’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 ‘박정희는 배신자’라는 딱지를 붙이지는 않는다”면서 “박정희 평가를 배신 여부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신자라는 사실보다 산업화에 성공한 정치지도자로 평가하는 것이다.
박정희를 비판하는 세력 역시 그가 배신자였다는 이유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가 한 일, 즉 독재, 반민주적 억압 통치, 공작 정치, 인권탄압 등으로 비판한다. 이 논설위원은 “정치 영역에서 배신은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준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아버지가 배신자였음에도 존경하고 있지 않나.
박 대통령의 관점에서 아버지였을 뿐 아니라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정치지도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신이 없었으면 존경할 아버지도 없는 것이다. “박 대통령도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가 배신했다는 것에 너무 상심해서 국정의 중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복수심은 자신과 당을 망친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 개혁이 무산되어도 좋으니 야당의 국회법 개정안을 받지 말라는 자세로 임했다. 메르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회법 개정안 합의를 한 여야를 비판하며 정쟁을 이끌었다. 이는 박 대통령에게 공무원 연금 개혁 보다 국회법 개정 저지가 더 중요했다는 걸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결국 거부권을 행사했고, 새누리당은 재의에 부치지 않기로 했으며, 재의하게 되더라도 부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의 입장을 포기하고 대통령의 뜻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거부권 자체도 목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살만한 태도를 보였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법 개정안이 사실상 무산되었는데도 몰아붙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협상을 책임진 유승민 원내대표의 축출이라는 다른 목표를 향해 계속 행진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집권세력의 대립과 갈등 등 많은 무리가 따른다.
거부권 행사에 따른 정국 경색과 비교할 수 없다.
“박 대통령에겐 유승민 문제가 공무원 연금 개혁, 메르스 사태 진정, 국회법 개정 저지 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면서 “그래서 당초 거부권은 수단이었고 목표는 유승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