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숲에서 삼림욕 즐기기
작성자 박찬원 작성일 2015-06-17 오전 12:03:35

도심 숲에서 삼림욕 즐기기

숲의 생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여름입니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시끄러운 소음을 피해, 한낮의 더위를 피해, 여름 숲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곳에 가면 무거운 몸을 잠시 기댈 수 있는 나무가 있고, ‘수고했다’며 이마의 땀을 닦아줄 시원한 바람이 있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쉼표가 있습니다.


	오솔길을 사이에 두고 침엽수가 쭉쭉 뻗어있는 홍릉수목원. 삼림욕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수종을 관찰할 수 있다.
오솔길을 사이에 두고 침엽수가 쭉쭉 뻗어있는 홍릉수목원. 삼림욕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수종을 관찰할 수 있다.
◇봄~여름 오전 11시~오후 3시, 삼림욕하기 좋아

"식물이 왕성하게 광합성을 하는 봄부터 여름까지가 삼림욕을 하기에 가장 좋습니다. 특히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피톤치드 발생량이 많아지는데 일반적으로 활엽수보다 침엽수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톤치드는 숲 속의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살균성을 가진 물질로 항균·항염·살균 작용을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피톤치드 발생량이 높을 때 숲으로 가서 편한 자세로 심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이 증강되고 아토피와 천식이 완화될 뿐만 아니라 심신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요." 박수진(33)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 연구원은 삼림욕의 방법과 효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박 연구원은 "삼림욕을 할 때는 되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면 소재 옷을 입고 30분 이상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소나무·잣나무 군락지 있는 삼림욕장

도심에서도 삼림욕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있는 홍릉수목원(02-961-2551)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1922년 고종의 비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홍릉 지역에 임업 시험장을 설립하면서 조성됐다. 식물 유전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조성한 시험 연구림으로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하절기 기준)에 한해 일반에 공개한다.

"요즘처럼 녹음이 울창할 때는 주말 하루 평균 5000여 명이 다녀간다"는 게 박 연구원의 말이다.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곳인 만큼 다양한 수종을 만날 수 있는데 식재된 모든 나무와 풀에는 푯말이 세워져 있어 자연학습을 겸하기에도 좋다. 삼림욕을 하려면 제2수목원 쪽에 있는 '침엽수원'을 추천한다. 나무 데크로 만든 좁다란 오솔길 양옆으로 소나무와 잣나무가 쭉쭉 뻗어 있어 깊은 산 속에 들어선 기분이다. 무엇보다 경사가 없어 산에 오르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쉽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금천구 시흥동 호암사 부근에 있는 잣나무산림욕장(02-2627-1665)은 5㏊에 달하는 잣나무숲을 만날 수 있는 곳. 지난해 서울시가 선정한 '도심 속 사색·명상 공간 87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잣나무산림욕장에 들어서면 해먹을 걸고 낮잠을 자는 사람, 돗자리를 펴놓고 도시락을 먹는 사람 등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삼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다. 잣나무 사이사이에는 피크닉 테이블과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편히 앉아 쉴 수 있다. 등산하는 기분을 느끼려면 호암사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난 서울둘레길을 따라 약 20분 정도 올라가고, 계단을 따라 쉽게 찾아가고 싶다면 시흥2동 벽산5단지 아파트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된다.

과천 서울대공원 산림욕장(02-500-7338)은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둘레길(총 7㎞)을 따라 조성돼 있다. 어른 걸음으로 한 바퀴 도는데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까시아 나무숲'부터 '자연과 함께하는 숲' '얼음골숲' '생각하는 숲' '쉬어가는 숲' '독서하는 숲'까지 걷는 동안 다양한 숲과 만난다. 삼림욕을 하기 좋은 구간은 자연캠프장 부근의 '라' 구간으로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편하게 나무데크길 걸으며 만나는 숲길도

삼림욕을 하기 위해 꼭 삼림욕장을 찾아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6월에는 어떤 숲도 녹음이 좋을 때니 집 근처 숲을 자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 된다"는 게 박 연구원의 말이다. 인왕산 자락길 숲길 탐방로(02-2148-2835)는 '윤동주 문학관'부터 시작된다.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한쪽으로 서울 도심 전경이, 반대편으로는 녹음이 펼쳐진다. 나무데크 아래쪽 길로 가면 '수성동 계곡'과도 만난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 호젓하게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강북구 수유4동에 있는 북한산 둘레길 1구간 소나무숲길(02-900-8086)도 가볼 만하다. 우이령길부터 솔밭 근린공원 상단에 이르는 3.1㎞의 산책로로 우이동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걸을 수 있다. 다른 둘레길에 비해 평탄한 편이어서 남녀노소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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