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부터 노인호칭
대한노인협회에서 ‘노인’이라는 이름의 해당자를 현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을 정부에 건의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부에서도 크게 ‘묻거나 따질 일’ 없이 그대로 따르게 될 것이라고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하니- 어느 시점에 이르면 우리나라에서 노인(老人)들이 갑자기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노인(老人)이란 말 그대로 ‘늙은 사람’입니다. 조금 더 사회적 광의로 본다면 ‘생산 활동’을 끝마친 사람이라는 말이며 그러므로 이제는 ‘소비활동’만 하는 사람입니다. 옆 동네 일본에서는 이미 전체국민의 1/4이 노령인구 곧 생산 활동이 없는 늙은 사람이고 그래서 이제는 소비활동만 하는 사람들의 증가를 놓고- 장수(長壽)라는 복된 이름 앞이기에 아직까지는 대놓고 속상한 표현은 하지 않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깊은 한숨을 연이어 쉬게 하는 사회의 ‘골칫거리’가 되었다는 보도를 종종 접하고 있는 바입니다.
‘70세 노인호칭’이 공인되어 법령으로 선포되면, 지하철과 전철 등 교통수단과 공공기관 무료이용 기준연령도 변경되어질 수밖에 없어 노인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 서너 달 전에 60세 ‘환갑’에 턱걸이를 하고 이제 5년만 있으면 기차와 지하철도 공짜로 타게 되어 아침 일찍 도시락 두 개 싸서 짊어지고 65세 이상에게 나온 다는 무슨 용돈인가 하는 것을 받아서 속주머니에 꼭꼭 찔러 넣고서는 기차가 닿을 수 있고 전철이 갈 수 있다는 ‘좋은 곳’을 두루 구경 다니려고 했는데- 지금의 ‘70세노인 찬성’ 고조 분위기로 보아서는 5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허허.
한마디로 이제는 ‘60대는 노인이 아니다’라는 것인데 이를 듣는 60대들의 기분과 반응은 어떤 것일까 궁금합니다. 저 같이 이제 막 60대 입문자가 된 ‘쫄병 노인’은 감히 나도 60대 노인이라고 “저요, 저요.” 하면서 손을 들고 나서기에는 기라성 같은 백발 고참 들의 눈총도 감안하여야 하기 때문에- 마치 자대를 배정 받아 부동자세로 앉아서 눈만 굴리고 있던 모양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조금은 홀가분해지는 기분입니다. 70살부터 ‘노인’이 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가 60대인 이들에게- ‘젊은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직 늙지는 않은 사람’이라는 대접을 하여주겠다는 것인데 갑자기 5살이나 젊어지는 느낌이 오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그러나 거기에 따른 지금까지의 어른, 시니어, 고참 ‘대접’ 또한 희석될 것이 분명하기에 눈만 껌뻑껌뻑하며 변화되는 전황에 유리한 사전 포석의 위치를 물색 하고 있는 중입니다.
70대부터 노인대접을 하여 주는 것으로 정부행정이 바뀐다면 곧 바로 그 시행 당년부터 약 5~10조원 정도의 정부예산이 절감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날마다 빠듯한 나라 살림에 고충을 토로하며 서민 담뱃값도 올리고 연금수령액도 조정하려는 정부로서는 기회이며 호재일 수도 있겠습니다. 노인 나이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면 100만 명 정도가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노인이다.’ 하는 마음과 사회대접을 받으며 사는 것과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니다.’라는 마음과 사회대접 속에 사는 것과는 어떠한 차이가 얼마만큼 있는 것일까요? 또 60대가 노인이 아니라면 이제부터는 방송에서도 아나운서나 진행자들의 “길을 건너던 60대 노인이...”하는 따위의 말을 듣지는 않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청년처럼 젊어지는 것도 아닌 만큼 60대를 부르고 일컫는 사회 용어가 따로 만들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50대 남성’과 ‘70대 노인’이라는 말 사이에는 과연 어떤 말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당장은 ‘60대 남성’이라는 말이 사용되어지겠지만, 자신들의 자리와 위상의 공론화 기회를 통하여서 새로운 자리매김으로서의 확보를 위한 60대들의 애씀과 욕구가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시킬 가능성도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또한- 막상 60대 당사자들에게는- 호칭 따위가 아무려면 어떤가 하는 쯧- 하는 마음을 더욱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우선은 제가 당장 그러한데 어쩐지 언어유희 곧 ‘말장난’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나이란 숫자에 불과...’라는 말들을 하기는 하지만, 그 숫자를 넘어서거나 뿌리칠 수 있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는 것이기에 공허함이 더하여지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이제는 70살부터 노인입니다.”라고 어느 날 갑자기 확성기로 들려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왜냐하면, 이것이 시행될 경우에 본격 대두되어지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잘 알고 있는 정부가 그 손익을 상당기간 셈하여 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그 연령의 확정에 있어서 우선은 유럽 쪽 나라들이 67세, 68세, 69세로 각기 정년의 구분을 달리하고 있는 것에 착안하여 해마다 한 살씩 늘려나가는 쪽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65세 나이가 ‘나이 많은 노인’으로 정하여지던 시기는 한 세대 훌쩍 넘는 전 시대로 평균 나이가 46~49세 때라고 합니다. 하긴 제가 어릴 적 만 하여도 ‘60세 환갑잔치’는 꼭 하여야 하는 복된 자리이고 축하의 자리이며 장수로 나아가는 나이로 공인받는 나이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앞으로 ‘건강 백세’의 시대가 오는 것일까요? 물론 그러기를 바라지만, 또한 ‘100세’ 시대는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앞에 ‘건강’이라는 말이 수식으로 붙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날로 오염을 더해가는 생활환경으로 보아 그렇고 ‘건강’에는 ‘평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전제로 볼 때에 날로 그 정도를 더해가는 범죄들의 만연 모습이 그렇습니다. 언젠가 어떤 신문 만평만화에 사람들이 각각 개인 산소통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모양을 그려 놓았던 것이 생각납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풍자였지만, 이 험한 세상 속에서는 개인이 각각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모양도 거기에 오버랩 되었습니다.
60대에게서 ‘노인(老人)’이라는 이름을 빼 주겠다는 모양에는 환영하지만, 60대 만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위상마저 옮겨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기우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과연 ‘어리지도-’ ‘늙지도-’ 않은 ‘60대 장년(!) 된 이들이-’ 우리 사회가 당면하는 각종 일과 문제들에 대하여서- 그 연단의 과정에서 생성된 지혜의 발휘함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향방을 가늠 하고 결정하며 이끌어 가는 중추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노인’이라는 이름이 70대로 옮겨진다고 하는 것은- 결국 그 만큼 오래 살게 되었다는 반증이고 ‘장수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장수(長壽)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기에 아무도 딴죽을 걸지도 걸 필요도 없겠습니다. 다만 연령(年齡)에서 뿐만이 아니라 건강(健康)에서, 지혜(智慧)에서 그리고 평안(平安)으로의 ‘건강백세’의 향유(享有)시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게 됩니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5-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