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토크쇼' 북에서 벌인다면--.
작성자 이헌진 작성일 2014-12-21 오후 4:32:15

탈북여성들이 북에서 ‘통일 토크쇼’ 를 벌인다면--.

 

 

지난해 11월, 신은미 씨가 미국에서 서울에 있는 초등학생 80여 명에게 화상으로 종북 강의를 하였다는 소식을 tv에서 방청했다.

위 신씨는 그가 찍은 북한 어린학생들의 여러 모습을 담은 사진 50여장을 보여주며, ‘북한에 가보니까 평양이든, 시골이든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 타는 붐이 일어나고 있고, 휴대폰으로 엄마한테 문자를 보내는 모습도, 퀵보드 타는 아이들도 보았는데 서울의 여러분 아이들과 다름이 없었다’ 고했다는 것이었다. 어째서 허황한 그런 말로---.

이런 신은미씨의 사진과 설명을 들은 서울 초등 생 80명 아이들은 백지와 같이 해맑은 그들의 가슴과 뇌리에 과연 북한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생각하니--, 기가 찬다.

 

하기야 지금 황선씨와 함께 말썽이 되고 있는 신은미 일당의 황당한 북한 찬양 토크 쇼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지경에 이르고, 최근의 그들 언행을 집중적으로 매스컴에서 연일 뜨겁게 다루고 있으니, 그들의 언행의 모순과 허구를 재론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나, 위서 언급한 어린학생들을 상대로 한 신은미씨의 화상 교육에 관하여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 마디 짚어보고자 한다.

 

내가 고향인 합천초등학교 2학년 때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70여 년 전인 정확히 1945년 8월15일이다.

그런데 바로 그날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데 뚜-뚜 하는 싸이렌 소리가 교무실 처마에 걸려 있는 스피카를 통해 울리는 것이다. 그 소리가 멎자, 갑자기 일본인인 교장선생의 목이 메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대일본제국이 태평양 전쟁에 저서 미군에 항복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큰 망치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 띵하고 아프더니 절벽에 떨어지는 듯 한 절망을 느꼈다.

 

당시 소학교 2학년인 나의 담임선생은 마소까라는 한국인 여선생이었다. 그 선생은 나를 똑똑하다며 급장을 시켜 주었다.

그는 우리 조선 사람과 조선학생은 비록 일본인과 말은 서로 다르지만 일본과 우리는 한 조상을 가진 같은 민족이라 했다. 그리고 우리 조상은 일본의 조상인 아미테라스 오미가미로 그 위대한 신은 세계의 여러 신들을 지배하는 최고의 신이였다고 했다. 마소까 선생이 일본은 정의의 나라이고 적국인 미국은 악마와 같은 나라라고 하는 소리를 수 없이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을 잘 다루고 공부를 잘 가르치는 그 여선생을 존경하였고, 그 분이 가르치는 대로 일본은 위대한 나라이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 일본인이라고 가르치는 대로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래서 나는 일본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어린 나는 커서 대 일본국의 군인이 되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군을 상대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목숨을 바칠 것을 혼자 다짐하기도 했다.

 

어느 날, 학교에 가보니 대 일본제국 군대가 고사포로 미국 놈 비행기를 박살내었는데 그 비행기의 찢어진 잔해를 운동장 한 편에 전시하여 놓고 있었다.

마소까 선생은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것들은 찢어진 비행기 조각들인데 일본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는 증거이고, 적들의 두목 루지밸트와 저찌루(처칠수상)는 대일본 천황의 정의의 군대에 의해 저 비행기와 같이 산산이 쪼가리가 나 서 죽임을 당할 것이다”라고 입에 침을 튀기며 설명하였다.

 

그런데 우리어린 학생들이 일주일에 두세 번씩 산에 올라가 잘린 소나무 가지에서 흘러나온 굳어진 송진의 간솔을 꺾어와 모았다. 나는 일본이 기름이 부족하여 간솔로 비행기 기름을 만든다는 소리를 듣고, 이런 일본이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몇 개월도 아니 되어 미국 군인에게 일본군이 전쟁에서 패한 것이다.

 

이상한 것은 일본이 항복한 후, 담임선생 마소까 씨는 우리 조선이 미국에 의해 일본나라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되어 드디어 독립 국가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큰 소리를 치며 만세를 부르자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마소까 선생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가 싶었다.

 

나의 아버지도 일본과 우리 조선은 형제 국이라 하셨다. 그래서 일본과 조선은 하나의 나라로 우리가 지켜야 할 대일본제국이라고 했다. 이런 아버지의 말씀과 악을 부수기 위해 일본이 정의의 전쟁을 치른다던 마소까 선생의 철석같던 말들이 거짓이었음을 알았을 때, 나는 정말 어른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고, 아버지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서서히 내 마음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 때 입은 여린 가슴의 상처는 지금도 이 시들은 늙은이의 가슴 속 한자리에 남아 아릿하게 저려 옴을 부인할 수 없다.

 

왜 어른들이 백설같이 흰 어린애들의 가슴에다 대고, 예사롭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고, 어린아이들에게 거짓말을 절대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믿어 왔다.

 

정치 현안이 쟁점이 될 때 마다 부모들이 어린애들을 업고, 손잡고, 목말을 태우고 광화문 거리에 나와서 ‘대통령 물러나라’, ‘국회를 해산하라’ 하며 우리가 선거로 뽑은 지도자를 임기도 되기 전에 성토하는 모습을 듣고 본 어린애들이 그리고 확성기를 통한 고함과 폭언, 최루탄 연기에 난장판이 된 거리의 군중과 혼돈의 아수라장을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색인 채 성년이 되었을 때,

 

어른들이 왜 어린애인 우리에게 그런 추한 모습을 보여 주었을까 하고 의문을 되 삭이며, 신뢰보다는 불신이, 진실보다는 허위가 삶의 수단이며, 이성보다는 감성이 우선한다는 사고에 익숙하여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판단 못하는 비뚤어진 공동체를 만들고 말 것이란 우려와 책임감을 느껴보지 못하였는지 기성세대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여러 장르의 글들을 쓸 때, 특히 시사 쟁점의 논지에서는 감성적 편파적 글을 피하고 이성적인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다 써놓고 보면, 어딘지 삐딱한 감성적인 글로 바뀌어 있는 점은 해방 당시 내가 입은 어른들의 거짓말이 아직도 내 마음에 미미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 분명하다 여겨진다. 다시 살펴보면, 어딘지 부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아집의 글들임을 보고 나를 힐책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이 글도 신은미 씨를 이성으로 관찰하지 못한 시평이 아닐까 염려하며 자판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있다.

 

70년 전의 어린애와 오늘의 어린아이가 판이하게 다른 환경과 세대에 살고 있지만, 신은미 씨가 지금 북을 미화하고 북을 의도적으로 찬양하는 허위의 사진들을 시청하는 어린애들이 여과 없이 가슴에 색인다면, 그리고 시간이 흘러 차츰 신 씨의 가르침이 거짓말로 밝혀지면, 신씨 뿐만 아니라 우리 남쪽의 기성세대들까지 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스럽다.

 

한편, 그 어린애들이 커서 사회를 주도하는 세상이 되면, 불신과 음모, 3대 세습 정권을 갈망하는 괴팍한 일들이 벌어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도 심히 걱정이 된다.

 

신은미 토크 쇼를 보면서, 이 쇼를 방치 방관하는 당국과 사회지도층과 대한민국의 어버이에게 경종을 울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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