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삶
나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진명여고의 영어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진명여고는 이 세정 교장이 계셨는데
이어른 처럼 "현모양처" 육성에 고심하신
교육자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 교장께서는 어느날 교직원 모임에서
중국 한무제 때의 역사 기록을 담당했던
사관 사마천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사마천을 말하기를
"나는 남에게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을
한적이 없다." 고 하였답니다.
나는 원전을 뒤져, 사마천의 그말을
찾아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른이 한학에 능통한 어른이셨으므로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지난 60년 동안
사마천을 우러러 보며 나자신을 반성하며 살아 왔습니다.
"남에게 말하지 못 할 부끄러운 일은 하지말고 살자 ! "
그 말을 늘 생각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의 86년 생애를 돌이켜 보면,
유년기를 마치고 80년 동안,
남에게 말해줄 수 없는 일을 많이 저질렀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삶은 결코 떳떳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전에 한번 이런 양심적인
고백을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는가 봅니다.
내 죄는 용서 받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날마다 용서를 빌며,
나의 인생의 얼마 남지않은 황혼 길을 갑니다.
해가 지기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김 동길 교수의 글 중에서 -
- 항상 건강하시고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