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설 도서관 의자에 고졸 주유원 父子의 이름이…
작성자 박찬원 작성일 2014-10-05 오후 11:29:44

푼푼이 번 돈 기부한 청년, 아버지 이름으로 또 100만원
의자에 나란히 이름 새겨져

12월 문을 여는 서울대 '관정도서관' 열람석 의자와 테이블, 서가에는 하나하나 이름이 붙는다. 기부금만으로 지어지는 이 도서관 신축 비용을 보탠 이들의 이름이다. 의자에는 100만원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진다. 그 의자들 중엔 고졸 주유원 아들과 일용직 노동을 하는 아버지의 이름이 각각 새겨진 의자도 있다. 700명 가까운 기부자 중 유일한 비(非)동문 부자(父子)인 조용남(28)씨와 그의 아버지 것이다.

아들 용남씨는 관정도서관 신축기금 기부 1호로 화제가 됐던 청년이다. 그는 2012년 3월 5만원짜리 20장과 A4 용지 이면지에 직접 쓴 편지를 들고 서울대 도서관에 나타났다. 허름한 옷차림, 어눌한 말투를 보고 직원들은 "기부하러 온 사람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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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전문대를 중퇴하고 상경한 용남씨는 5년째 주유소에서 일하며 노동일을 하는 아버지와 함께 산다고 했다. 그가 내놓은 100만원은 시급 5100원짜리 일을 하며 악착같이 모은 돈의 일부였다. 그는 편지에서 "무식에서 벗어나려고 일을 쉬는 매주 수요일 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듣고 종일 서울대 도서관에서 철학책과 소설을 빌려 읽었다"고 했다.

용남씨는 "새 도서관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대가 세계 초일류대학으로 올라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재산도 없으면서 무슨 기부냐는 말을 들을까 봐 겁도 났다"며 "기부 사실을 아버지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느 주유소에서 일하는지, 아버지와 어디서 살고 있는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한 해가 지난 2013년 7월 용남씨는 도서관 앞에 설치된 모금함에 다시 100만원을 넣고 갔다. '올바르게 살아오신 아버지 이름으로 기부하고 싶다'는 짤막한 편지가 있었다.

용남씨의 두 번째 기부는 도서관 개관을 앞둔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다. 기부 사실이 알려지면 용남씨가 형편이 어려운데도 부담을 갖고 계속 기부를 할까 봐 걱정한 서울대 직원들이 여태 비밀로 해왔기 때문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그가 사무실로 돈을 갖고 왔다면 안 받고 돌려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정도서관은 40년 된 서울대 중앙도서관 바로 옆에 열람석 4000석, 8층 규모의 최신식으로 지어진다. 두 도서관을 합치면 국내 최대 대학도서관이 된다.

서울대 도서관 직원들은 "서울대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용남씨의 모습을 요즘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유원인 아들,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의 이름은 서울대 도서관 의자에 어떻게 새겨질까. 용남씨의 뜻에 따라 '도서관 일반회원 조용남', '도서관 특별회원 조○○'이라고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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