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소회
작성자 박순웅 작성일 2014-01-28 오후 8:16:14
칠십소회 

  

 

내 나이

 

한 잎 두 잎 단풍들어

 

가을인줄 알았는데

 

벌써 황량한 들판을 지나는 찬 바람 소리

 

외기러기 처럼 울고 있구나

 

 

 

 

                                 돌이켜보면

 

문을 열어 놓고 사는 날보다

 

문을 닫아 놓고 사는 날들이

 

쾌청한 날보다

 

눈비 오는 날들이

 

많았던... 그러나

 

어쩔 수 없었던 날들 뿐이었을까

 

 

 

 

 

이제 내 인생 한 장 남은 일기장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엽서를 띄우고 싶다

 

 

 

 

                            파란 날들아

 

단풍처럼 고운 날들아

 

낙엽 되어 떨어진들 서러워 마라

 

한 잎 두 잎 쌓이면 거름이 되는 줄

 

 세월도 알고 있더라 

 

그토록 길게만 여겨졌던 세월 앞에 서서

삶의 여운을 기리기 위해 두 손 높이 들고

대지를 향해 소리쳤던 그 기백도 

이제는 칠십소회로 살며시 내려 앉는구나. 

 

 

-갑오년 정월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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