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한 잎 두 잎 단풍들어
가을인줄 알았는데
벌써 황량한 들판을 지나는 찬 바람 소리
외기러기 처럼 울고 있구나
문을 열어 놓고 사는 날보다
문을 닫아 놓고 사는 날들이
쾌청한 날보다
눈비 오는 날들이
많았던... 그러나
어쩔 수 없었던 날들 뿐이었을까
이제 내 인생 한 장 남은 일기장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엽서를 띄우고 싶다
단풍처럼 고운 날들아
낙엽 되어 떨어진들 서러워 마라
한 잎 두 잎 쌓이면 거름이 되는 줄
세월도 알고 있더라
그토록 길게만 여겨졌던 세월 앞에 서서
삶의 여운을 기리기 위해 두 손 높이 들고
대지를 향해 소리쳤던 그 기백도
이제는 칠십소회로 살며시 내려 앉는구나.
-갑오년 정월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