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술(76·전 미래산업 회장) 전 카이스트(KAIST) 이사장이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215억원을 KAIST에 기부했다. 정 전 이사장이 KAIST에 기부한 대학 발전기금은 2001년에 기부한 300억원을 합쳐 모두 515억원으로 늘었다.
정 전 이사장은 이달 10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리는 기부금 약정식에 앞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뇌 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데 써 달라”고 밝혔다.
KAIST는 정 전 이사장이 쾌척한 기부금을 전액 ‘정문술 기금’으로 정립해 미래전략대학원 육성과‘뇌 인지과학’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사용할 계획이다.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모델로 삼아 국제 관계, 경제, 산업, 국방,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기적 전략을 제시하는 싱크 탱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정 전 이사장은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짓’이라고 했던 앤드루 카네기 등에 감명을 받아 지속적이고 생산력이 있는 기부를 하겠다는 소신을 펴왔다. 지난 2001년에도 300억원을 KAIST에 쾌척해 대전 유성구 KAIST캠퍼스에 지상 11층, 지하 1층 규모의 바이오 및 뇌공학과 건물을 세웠다. 당시 정 전 이사장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 연구에만 써달라”고 당부를 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번 기부는 개인적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소중한 기회여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1983년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2001년 “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회사 경영권을 직원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은퇴했다. 이어 2012년 자신과 부인에게 남은 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해 400억원을 현금화한 뒤 이 가운데 215억을 이번에 KAIST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모 총장은 “정 전 이사장의 기부는 KAIST가 미지의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KAIST가 세계 속의 연구대학이 되는 데 한 걸음 다가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