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태의 효능/바다가 숨쉬는 웰빙
작성자 박찬원 작성일 2013-12-03 오후 11:09:39

감태 효능… 바다의 약초 ‘천연 수면제’

 
청정갯벌에서 채취해 바다내음이 가득한 감태는 ‘미네랄 덩어리’로도 알려진 천연건강식품이다.

요오드, 칼슘, 비타민 B1·B2가 풍부해 생장 및 조혈작용에 좋다. 인체의 해로운 각종 산(酸)을 없애주고 니코틴을 해독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노화방지 성분인 시놀과 섬유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피부미용과 당뇨, 고지혈증, 대사성 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태에 함유된 시놀은 현재까지 알려진 노화방지 물질중 가장 효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감태는 또 불면증에도 특효가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식품연구원은 감태에 포함된 ‘폴로로탄닌’이라는 물질이 중추신경계 흥분을 억제하는 ‘가바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자연스럽게 수면을 유도하는 효능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동물실험 결과, 이 물질은 잠이 들기 시작하는 ‘입면 시간’을 줄이는 반면, ‘숙면’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3리 바닷가에서 감태 건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태안 = 신창섭기자 bluesky@munhwa.com

지난 16일 오후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3리 앞 가로림만. 널다랗게 펼쳐진, 물 빠진 겨울 갯벌이 마치 초록 융단으로 뒤덮여 있는 듯하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갯벌 여기저기에서는 아낙네들이 허리를 숙인 채 부지런히 바닥을 훔치며 초록 색깔의 해조류를 광주리에 주워 담고 있다. 멀리서 보면 듬성듬성 푸른 산호초가 깔려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초록 색깔의 명주실 꾸러미가 물속에서 하늘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민들은 뿌리부분은 그냥 두고 부드러운 윗부분만 채취한다. 이것이 바로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감태(甘苔)다. 감태는 ‘달 감(甘)’에 ‘이끼 태(苔)’를 쓴다. 주로 햇빛에 말려 감태 김을 만들어 먹거나 무침으로 먹는다. 씀바귀처럼 쌉쌀한 맛이 특징이지만 건조작업을 거치면 단맛이 강해진다.

감태는 양식이 되지 않는다. 칼바람같은 겨울 서해안의 북서 계절풍을 맞으며 오염되지 않은 청정 갯벌에서 자연상태로 자란다. 매생이, 파래 등과 함께 갈파래과에 속하는 녹조식물인 감태는 태안, 무안, 신안 등 서남해안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그 중에서도 태안산 감태를 으뜸으로 친다. 가로림만의 풍부한 영양물질과 깨끗한 수질 덕분이다.

이 때문인지 사창3리 마을은 옛 이름이 ‘태포(苔浦)’일 정도로 오래전부터 감태 산지로 이름을 날렸다. 주민들은 “어렸을 적부터 짚신 신고 얼음장 같은 뻘을 누비면서 감태를 맸다”고 증언했다.

감태 채취는 한겨울에만 이루어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부터 3월까지 많이 생산된다. 설 대목을 맞은 어민들은 요즘 감태 채취와 건조 작업을 하느라 하루종일 정신없이 보낸다. 사창3리에서는 15가구가 감태를 채취하는데 가구당 하루평균 10톳(1톳당 100장) 정도를 수확한다. 겨우내 작업을 하면 1가구당 1000톳 정도를 생산한다고 한다.

현재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감태김은 1톳(100장) 당 평균 3만~4만원선에 거래된다. 김보다 6∼7배나 비싸다. 모두 자연산이어서 말리기 무섭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미식가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요즘 이곳 감태가 입소문이 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적어 아예 휴대전화를 끄고 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채취되는 감태가 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마을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옹달샘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채취한 감태는 현장에서 바닷물로 씻은 뒤 마을로 싣고 와 다시 깨끗한 민물로 세척해야 한다. 그런데 마을 한복판에 예부터 ‘찬샘’이라 부르고 있는 샘에서 졸졸 흐르는 맑은 물로 감태를 떠야 모양이 고르게 나오며, 건조 후에도 감태발에 달라붙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가정용 지하수나 다른 샘물로는 상품가치를 높일 수 없어 감태를 채취하는 날이면 마을사람들이 모두 이곳에 나와 공동작업을 벌이곤 한다. 이렇게 세척한 감태를 대나무로 만든 발 위에 얇게 사각형 형태로 널어 양지바른 곳에서 3시간 정도를 말리면 감태김이 된다. 무침용 감태는 감태김과는 달리 두툼하게 말린다.
이 마을 이을래(65) 어촌계장은 “철분이 많은 물에 감태를 씻으면 감태발이 달라붙어 제 모양을 내지 못하는데 ‘찬샘’은 철분량이 알맞은 것 같다”며 “감태 덕분에 겨울 동안 가구당 2000만원 정도의 평균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이경자(58)씨는 “채취에서 세척, 건조까지 모두 고달픈 중노동이지만 농사일보다 나은 고소득원이 바로 감태”라면서 “이렇게 고마운 감태를 우리 주민들은 ‘금태’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감태 요리… 감태김은 밥도둑, 굽지 않아야 제 맛

감태는 주로 김 형태로 말려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태라는 것이 ‘메인 요리’라기보다는 반찬으로 적합하기 때문에 태안 현지에 별도의 전문취급 식당은 없다. 하지만 감태김은 ‘갯벌의 밥도둑’이라고 할 정도로 별미 음식이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흰 쌀밥에 감태김 한장을 얹어 싸먹으면 반찬이 따로 필요없다. 일반 조미 김보다는 훨씬 두툼한 느낌인데 향긋하고 쌉쌀한 갯내음이 일품이다. 여기에 간장게장이나 젓갈류 등 짭짤한 것을 얹으면 더욱 좋다. 또다른 겨울철 별미인 매생이와는 달리 올이 굵기 때문에 질감이 거친 것이 특징이다.

감태김은 굽지 않고 그대로 싸먹는 것이 최고다. 익히거나 구우면 색깔이 변할 뿐더러 향과 맛이 떨어진다. 밑반찬으로 먹는 감태무침도 별미다.

씻은 감태를 물감태 형태로 냉동보관했다가 해동시킨 뒤 재래간장과 참기름, 깨, 약간의 고춧가루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는 것이 조리법의 전부다. 파, 마늘 등은 향을 떨어뜨리므로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감태무침 한 젓가락을 먹으면 입안이 시원해지면서 개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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