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기도
작성자 박상규 작성일 2013-12-03 오후 3:58:38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너무 의미깊어  인터넽 목필균 시집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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