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지금 한국은 대한제국 패망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한 이유
작성자 박찬원 작성일 2013-11-30 오후 6:38:59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는 등 현재 돌아가는 판세가 100여 년 전 주변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나라의 주권을 빼앗겼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그때의 내외적 상황과 지금의 내외적 상황이 100여 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에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거죠."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57)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살길을 모색하려면 국력을 결집해내야 함에도 현재 한국 사회는 구한말(舊韓末) 때처럼 한 치 앞을 보지 못하고 내부의 분열과 갈등 속에 허우적대며 기운을 탕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인민의 탄생'(민음사 펴냄)을 출간한 지 2년 만에 다시 같은 출판사에서 '시민의 탄생'을 낸 송호근 교수는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 1900년대 대한제국이 패망하기 직전의 상황과 거의 동형(同型)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 오늘날 보면 그때보다 외부적인 상황은 더 나빠졌다. 주변 외세의 4강 구도는 변하지 않았고 여기에 통제 불능의 북한이라는 변수까지 생겨 훨씬 더 악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송 교수는 “구한말 때처럼 현재 한국도 20세기 성공 신화에 안주한 채 미래 담론이 실종됐다"며 “20~30년 후에 어떻게 할 것이냐의 논의는 전혀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우리가 그동안 큰 사건을 많이 겪어서 위기에 대해 일종의 면역이 돼 있지만 지금 한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은 100여 년 전 국가가 패망하기 직전의 상황과 많이 닮아 있다”고 강조했다.

송호근 교수는 선진국에서 흔히 목격하는 양보와 타협의 성숙한 자질, 시민 윤리라고 부르는 그런 습속이 한국 사회에는 결핍됐다고 말했다.

“결국,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보수와 진보) 양쪽 다 마찬가지입니다. 오해가 될만한 말이나 험한 말은 자제하는 게 맞습니다. 다들 자해하는 수준까지 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보다는 20~30년 뒤의 한국의 비전을 놓고 얘기하면 현재 자기 입장을 자제할 수 있는 지혜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끝장을 보고 싶어하는 이런 태도로는 합의점을 찾기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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