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작성자 김상철 작성일 2013-11-17 오후 9:20:41
 

 

'기러기 아빠'란 자녀의 조기 유학으로 자식과 아내를 해외로 보내고 자신은 국내에 남아 돈을 벌어 학비를 보내는 가장을 이르는 말이다. 그 많은 새 중 왜 기러기를 외로움의 대명사로 골랐는지 알아봤더니 기러기는 이른 봄에 북극권의 번식지로 이동해서 짝짓기 하다 가을에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V자 모양으로 큰 무리를 이루어 이동하는 생활을 반복한다.

 

기러기의 이동 거리는 40.000km라고 하니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 설명이 필요치 않다. 문제는 4만km를 날아간 기러기는 다음 해 고향을 찾아 다 돌아오지 못한다. 희생과 변수를 동반한 긴 여행으로 후유증을 남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동화 속 강남 제비도 마찬가지다. 강남으로 날아간 제비는 다음 해 다 돌아오지 않는다. 멀고 먼 항해를 한 번 경험해 본 날 짐승은 그 고통을 알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같은 바보짓을 하지 않는다.

 

자녀와 아내를 외국에 보내놓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남편들이 자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엇을 얻기 위하여 그런 생활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식의 장래를 위하여 유학을 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이 세상엔 그 어떤 것도 사람 목숨과 맞바꿀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러기나 강남 찾아간 제비가 돌아오지 못하듯 내 가족도 유학의 길이 다시 돌아오기 힘든 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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