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21)은 ‘도마의 신(神)’이라고 불린다. 국내외 언론은 물론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도 홈페이지에 양학선을 ‘God of Vault(도마의 신)’라고 소개했다.
도마는 체조 6개 종목 중 하나다. 그는 2010년 아시안게임 이후 2012년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모든 대회의 도마 금메달을 휩쓸었다.
지난달 29일 태릉선수촌 체조장의 도마 위에 앉은 양학선. ‘도마의 신(神)’으로 불리지만, 양학선은 “지금도 도마가 무섭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전국체전 연습 도중 순간적인 방심으로 양학선은 발목에 부상을 당했다. 사진속 작은 사진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이 도마를 넘는 모습. / 김연정 기자
양학선은 5~6년 경력의 달인, 철인들이 주름잡던 도마 세계에 돌연 나타났다. 그후 정상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양학선만의 기술’ 때문이었다. 그는 그것을 “99점과 100점의 차이”라고 말했다. 엇비슷한 기술로 갈 수 있는 한계는 99점. 여기에 1점을 보태기 위해선 ‘나만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이 ‘양1’ ‘양2’로 불리는 양학선의 고난도 기술이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160㎝의 단신인 양학선을 지난달 29일 태릉선수촌 체조장에서 만났다.
지난해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자, 그의 부모님이 150㎡(약 45평) 남짓한 크기의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러자 아파트 한 채를 무상으로 주겠다는 건설회사 회장이 나타났다. 양학선에게 5억원을 전달하는 대기업 총수도 있었다. 자동차 CF도 찍었고, 양학선을 위한 후원회도 만들어졌다.
―올림픽 전후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나?
“내 인생은 바뀐 게 없다. 난 똑같다고 생각한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만날 태릉에서 생활하는데. 그런데 어머니나 아버지는 좀 바뀐 거 같다. 예전보다는 편하게 사시는 거 같다.”
그의 부모님은 현재 전북 고창에서 살고 있다. 한 건설회사의 도움을 얻어 조그만 집을 지었다. 비닐하우스에서 나온 지 약 3달 정도 됐다고 한다.
양학선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인 지난해 8월, 양 선수의 아버지 양관권(왼쪽)씨와 어머니 기숙향씨가 양 선수가 각종 대회에서 따낸 메달을 목에 걸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들은 3개월 전 비닐하우스 생활을 접고 전북 고창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 김영근 기자
―3개월 전까지 고향에 내려가면 비닐하우스에 있었나?
“비닐하우스가 어때서? 불편하지 않다. 방이 없고, 침대가 없을 뿐.”
-지금까지 체조로 그는 얼마를 벌었을까.
“부모님이 관리해 주시는데, 솔직히 진짜 내가 얼마 벌었는지 정확히 모른다. 내가 지금 만약에 내 돈에 끼어들려고 하면 운동할 수 없다. 대학 졸업하고 실업팀에 가면 직접 돈을 관리할 거다.”
양학선은 최근 후원회가 전달한 1억원을 후배들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를 해 화제가 됐다.
―돈을 충분히 모은 것 같나?
“지금까지 나는 계속 받기만 했으니까.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부터 ‘베풀고 살아라’고 하셨는데, 이제 베풀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내가 쓰든 다른 사람이 쓰던 다 똑같은 돈이다. 나보다 좀 더 어려운 사람들이 쓰면 그걸로 좋다. 나는 아직 대학생이니까 그렇게 쓸 데도 없다. (올림픽 등에서 메달을 따서) 연금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