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에 성공한 사람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없이 많다. 공자(孔子)는 50세가 넘어서야 노나라에 등용되었고, 초패왕 항우와 천하를 다퉈 한나라를 세운 한고조 유방도 사실은 나이 40세가 되도록 ‘사수’라는 시골 말단 관리였다. 건달패들과 어울리다가 38세에 거병해 7년후인 45세때 황제가 되었다. 그리고 한무제를 보필했던 공손홍(公孫弘)은 본래 돼지 사육업자였다. 40세가 넘어 학문에 뜻을 두어 60세에 출사(出仕)했고, 한번 물러났다 다시 등용되어 최고직위인 승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요즘도 60세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40세에 뜻을 세워 60세에 입조하고 80세까지 승상의 자리를 지킨 공선홍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서양에서 대기만성의 표본은 아마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의 창업자 할랜드 샌더스(Harland Sanders. 1890-1980)일 것이다. 그는 6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교육은 초등학교 6학년밖에 다니지 못했으나 젊은 시절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65세가 된 해에 그가 운영하는 식당 앞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파산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자기가 잘하는 닭요리 주방기구를 차에 싣고 3년 넘게 미국 전지역을 돌며 투자자를 찾아 다녔다. 찾아간 곳만 1009곳이다. 온갖 수모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1010번째로 찾아간 식당에서 첫 번째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출발한 KFC(켄터키후라이드 치킨)은 현재 전세계 82개국에서 1만 3천여 곳의 가맹점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생을 축구 경기에 비교하여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축구는 105분 동안 진행 된다. 앞으로 사람의 평균 수명은 105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반전은 45분이다. 인생의 전반전도 45세로 본다. 15분의 하프타임이 있다. 60세까지는 하프 타임이다. 하프 타임은 휴식도 중요하지만 후반전의 전략을 짜는 시간이다. 인생의 진짜 후반전은 나이 60세 부터다. 축구 경기는 전반전에 너무 많이 뛴 사람은 후반에 교체 한다. 하지만 인생은 교체할 수도 없고 연장전이 없다는 것이 축구와 다른 점이다. 정말 축구와 인생은 닮은 점이 많다. 전반전에 아무리 우세한 경기와 꼴을 많이 넣어도 후반전에서 지면 지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끝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종 목표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한다면 전반전에 이룬 업적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젊었을 때 아무리 잘나가는던 사람도 인생 후반기에 감옥에 가는 일이 생기면 그사람은 뭐라고 변명을 해도 죄를 지은 범인이다. ‘삶’은 결코 무엇과 무엇을 단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인생의 전반부는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일보다 타인을 위해 살아 왔다. 하지만 인생 후반부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소신 또는 긍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 근무할 때는 회사가 옳다고 생각하고 회사의 방침을 잘 따르는 사람이 우수한 회사원 이었지만 은퇴 후에는 주위의 평판이나 시선보다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소신을 가져야 한다. 왜냐 하면 인생 후반부는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삶이 보람도 있고 성취감이 높은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지만 기회는 한 번 뿐이 아니다. 인생 후반부, 즉 2막이란 우리가 늘 꿈꾸어왔으나 어떤 이유로든 이루지 못했던 삶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나를 창조하고 진정으로 바라던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마음의 다락방에 묵혀둔 희망의 씨앗을 따뜻하고 밝은 곳으로 데려가 생명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 말이다. 사람들의 젊은 시절은 대부분 진짜로 원하는 소망과 꿈을 가슴 속에 묻어두고 지낸다. 부모님,친구,배우자, 자녀들을 기쁘게 하고 체면을 세우기 위해 외적 조건이 자신에게 원한다고 생각하는 틀 속에 자기를 억지로 맞추며 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 후반부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무엇과 비교하는 잣대를 버리자. 결국 자신을 막아 세우는 내적인 불안,두려움이 마음 속에 있을 때 인생 제2막의 새 출발은 요원하다.

꿈이 있어야 2막을 올릴 수있다. 자기의 소신과 긍지를 가지고 꿈은 되도록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만들고 종이에 적고 외워라. 꿈은 실행하지 않으면 그저 환상일 뿐이다. 물론 꿈을 이루려면 선택과 타협, 희생과 열정이 필요하다. 스테판 M. 폴란＆마크 레빈이 지은 <2막,second Acts>에 나오는 인생2막을 열기 위한 9가지 마인드를 소개하면 1)도움 청하는 일을 두려워 말라 2)절충하지 말고 그냥 받아 들여라 3)선택의 기회는 많을수록 좋다 4)열린 문을 과감히 통과하라 5)자신의 능력에 대해 솔직하라 6)이중시간을 가져라 7)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 8)자신을 누구와도 비교하지 마라 9)미래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품어라.

우리가 이 세상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장애물은 아주 약한 사람조차 넘을 수 있는 것이다(헨리 데이빗 소로우). 소설가 이외수는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인생의 진정한 승부는 삶의 후반전에서 판가름 난다. 인생의 질을 결정하는 것, 그 성과가 진정 좋고 나쁨도 인생 후반부에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후반부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 전체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